2009년 3월 14일 토요일

이 죽일놈의 보이스피싱



방금전 점심을 먹고있는데, 누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전화를 받은 어머니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가고, 계란후라이를 뒤적이던 내 머릿속에는 온간 상상이 교차되었다. 검사나 경찰인가, 이번에 대학간 동생이 사고쳤나, 아니면 뭔가 빛 독촉 같은건가..


말을 이어가던 어머니가 갑자기 열을 내면서 불같이 화를 내셨고,

내막을 들어보니, 이 전화.. "내 동생이 다리를 크게 다쳤으니 아버지 바꿔달라"라더라.

근데 웃기게도 내 동생은 내 옆에서 밥에 김 싸서 간장 찍어먹고있었거든.


이 어눌한 한국 말투 쓰는놈은 경찰에 신고하든 말든 맘대로 해보라고 큰소리 치더라.

번호는 무슨 013으로 시작하는 괴상한 번호가 찍혔고,

경찰에 신고하니 "우리 특별수사팀 번호로도 보이스피싱이 걸려오더라. 중국쪽에서 오는데 자꾸 번호를 바꿔대니 수사하기 어렵다"고.


이게 이름 뿐만 아니라 집 주소까지 알고있으니 참 어이없는 노릇이다.


나 예전에 여의도에서 일할때도 점심때 사무실 번호마다 전화가 다 걸려와서,

보이스피싱인지 짐작하고 할아버지 목소리로 한참 재미있게 놀아준 적 있었다.

휴대폰 번호 알려달라 하여 휴대폰 없다 하니 욕을 내지르고 끊어버리더만.


에휴.. 세상이 왜 이러나 모르겠다.

아무튼 전화기 건너편에서 깐죽대는 그놈들 얼굴좀 보고싶네 그려.